고래실 논배미.. 우리시6월 고래실 논배미 경운기도 못 오르는 고래실 논배미 늙은 부부 엎드려 모를 심는다 소 몰아 써레질한 무논에 앞산이 내려와 몸 풀고 하늘이 포개져 찔레향 내뿜는 산과 하늘에 모를 심는다 들썩이던 흙탕물 가라앉고 저녁상 물린 비릿한 초여름 댓돌 위 나란히 물장화 두 켤레 곤한 문풍지 소.. 시 2007.06.20
찔레꽃 필 때 / 홍해리 시 찔레꽃 필 때 제 가슴속 하얀 그리움의 감옥 한 채 짓고 기인 긴 봄날 홀로 시퍼렇게 앓고 있는 까치독사 내가 줄 게 뭐냐고 먼 산에서 우는 뻐꾸기. 해배될 날만 기다리는 오동나무 속 새끼 딱따구리 까맣게 저무는 봄날... 홍해리 시집 '봄, 벼락치다' 중에서 시 2007.05.22
우리 살아가는 날 동안. 노란장미 우리 살아가는 날 동안 용혜원/시인 우리 살아가는 날 동안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동스런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우리 살아가는 날 동안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감격스러운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우리 살아가는 날 동안 서로 얼싸안고 기뻐할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 시 2007.05.15
조팝나무꽃/홍해리. 시 조팝나무꽃 조팝나무꽃 숱한 자식들 먹여 살리려 죽어라 일만 하다 가신 어머니, 다 큰 자식들 아직도 못 미더워 이밥 가득 광주리 이고 서 계신 밭머리, 산비둘기 먼 산에서 운다. 시인/홍해리 조팝나무 꽃잎 희게 날릴 때 그리움은 저 가지 끝의 꽃눈처럼 눈을 뜨고 말아 그대를 향해 만개한 꽃잎.. 시 2007.04.25
봄비 시 봄 비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외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ㅡ 이수복 ㅡ 사.. 시 2007.04.23
봄날의 고백.. 시 봄날의 고백 / 이효녕 꽃이 핀 들길은 향기롭다 해거름 턱밑까지 숨이 차지만 때로는 마음 한번 주지 못했구나 가지 사이로 넓어진 하늘 마음껏 세 들어 살지 못한 아쉬움 하루에도 몇 번 잎사귀 위로 다녀가면서 홀로 핀 들꽃으로 외로웠는데 거져 스쳐 지나가는 바람소리는 어느 고.. 시 2007.04.17
월곶에서 나부끼다.. 우리시 2007.4. 월곶에서 나부끼다 소금살갗 서걱대는 월곶에 서서 한참 동안 바람으로 비릿한 소금바람으로 나부기면 안다 세상 깃발들 제대로 깃발로 펄럭이게 하는 바람으로 세상 가운데 홀로 서서 까마득히 나부껴보면 안다 속살 깊이 배인 소금기 서걱대며 허공을 저으며 팔다리 다 떨어져나가듯 .. 시 2007.04.09
개나리 편지 시 개나리 편지 창밖에 담장 그 너머 하늘 그 하늘가에 살고 있을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혹시라도 닿지 않을까 혹시라도 못 알아볼까 마음에 노란 등불 달고 오늘도 당신에게 띄우는 봄볕 같은 나의 소망 권기훈/시인 시 2007.04.04
'애란'ㅡ홍해리 '애란'시집 애란愛蘭 ㅡ 다짐 적당히 게으르게 살자 하면서도 네 앞에 오면 그게 아니고 조금은 무심하게 살자 하면서도 네 앞에 서면 그게 아니고. 애란愛蘭 ㅡ난초꽃 피면 봄이 오면 난초꽃 피고 그대 얼굴을 열면 옷깃에 찬 추위가 별것이랴 남녘에서 제비 떼 날아와 잘한다, 잘한다! 우지지는데 뿌.. 시 2007.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