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아름다운 건 가을시 가을이 아름다운 건 이해인/시인 구절초 , 마타리 쑥부쟁이 꽃으로 피었기 때문이다. 그리운 이름이 그리운 얼굴이 봄여름 헤매던 연서들이 열매로 익어갈 때 몇 몇은 하마 낙엽이 되었으리라. 온종일 망설이던 수화기를 들면 긴 신호음으로 달려온 그대를 보내듯 끊었던 애잔함 .. 시 2012.11.23
사람이 산다는 것이 시 사람이 산다는 것이 사람이 산다는 것이 배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같아서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날은 집채 같은 파도가 앞을 막기도 하여 금방이라도 배를 삼킬 듯 하지만 그래도 이 고비만 넘기면 되겠지 하는 작은 소망이 있어 삽니다. 우리네 사는 모습이 이렇게 비 오듯 슬픈 날이 있고 .. 시 2011.02.07
나뭇잎을 닦다 봄날에 보내는 시 나뭇잎을 닦다 저 소나기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가는 것을 보라 저 가랑비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가는 것을 보라 저 봄비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기뻐하는 것을 보라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가 고이고이 잠드는 것을 보라 우리가 나뭇잎에 앉은 먼지를 닦는 일은 우리 스스로 나뭇잎이 되.. 시 2010.05.04
아침의 기도 시 아침의 기도 이 아침에 찬란히 떠오르는 빛이 이 땅 어느 곳에나 비추이게 하소서 손등에 햇살을 받으며 봄을 기다리는 아이들과 병상의 아픔에도 젊은이들의 터질 듯한 벅찬 가슴과 외로운 노인의 얼굴에도 희망과 꿈이 되게 하소서 또다시 우리에게 허락되는 365일 삶의 주머니 속에 봄과 여름 그.. 시 2010.02.16
찔레꽃 필 때 5월의 꽃 찔레꽃 찔레꽃 필 때 제 가슴속 하얀 그리움의 감옥 한 채 짓고 기인 긴 봄날 홀로 시퍼렇게 앓고 있는 까치독사 내가 줄 게 뭐냐고 먼 산에서 우는 뻐꾸기. 해배될 날만 기다리는 오동나무 속 새끼 딱따구리 까맣게 저무는 봄날... 시인/홍해리 ㅡ 봄 날 ㅡ 시 2009.05.28
아카시아 꽃 그늘에 앉자 오월의 아카시아 꽃 아카시아 꽃 그늘에 앉아 아카시아 흐트러진 꽃 그늘에 앉아 너를 생각한다 맘 하나 툭 툭 터트려 열어버라면 이토록 향기롭지 않느냐 오월 아카시아 가지마다 벌떼가 날아드는 건 아카시아 꽃 입술마다 농익은 맘의 단물을 머금고 사랑의 언어를 속삭이는데 얼마나 서로의 행복.. 시 2009.05.21
봄날, 그대 시 봄날, 그대 봄날, 그대 아직도 그대 복사꽃 향기에 취하지 않았나 볕늬에 들떠 한들거리는 치맛자락을 쫓아보지 않았나 그렇다면 그대 언저리만 맴돌고 있네 아련한 노래만 흥얼거리다가 또 다시 묶이고 말겠네 구름송이 사이로 어우러져 짙푸른 찬가를 한껏 불러재껴야 하는데 실핏.. 시 2009.04.24
복사꽃 그늘에서 복사꽃 그늘에서 복사꽃 그늘에서 돌아서서 새실새실 웃기만 하던 계집애 여린 봄날을 후리러 언제 집을 뛰쳐 나왔는지 바람도 그물에 와 걸리고 마는 대낮 연분홍 맨몸으로 팔락이고 있네. 신산한 적막강산 어지러운 꿈자리 노곤히 잠드는 꿈속에 길이 있다고 심란한 사내 달려가는 허공으로 언뜻 .. 시 2009.04.06
사랑하는 당신에게 드리는글 사랑하는 당신에게 드리는글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얼굴만 떠올려도 좋은사람 이름만 들어도 느낌이 오는 사람 아침내내 그렇게 그립다가도 언덕끝에 달님이 걸린 그런 밤이 되면 또다시 그리운 사람 내 모든걸 다 주고 싶도록 간절히 보고픈 사람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 시 2009.01.17
이런 새해가 되게 하소서 시 이런 새해가 되게 하소서 시인/정경해 새해에는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소처럼 순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웃어주고 소처럼 묵묵히 일하며 힘들 때 서로의 등 토닥여주고 소처럼 아낌없이 다른 이를 위해 다 줄 수 있는 욕심도 없고 근심도 없고 걱정도 없는 모두가 활짝 웃는 따뜻한 새해를 살.. 시 2009.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