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그래서 당신' 당신 작은 찻잔을 떠돌던 노오란 산국(山菊) 차 향이 아직도 목젖을 간질입니다. 마당 끝을 적시던 호수의 잔물결이 붉게 물들어 그대 마음 가장자리를 살짝 건드렸지요 지금도 식지 않은 달콤한 꽃향이 가슴 언저리에서 맴돕니다 모르겠어요 온 몸에서 번지는 이 향이 산국 내음인지 당.. 시 2008.11.07
나를 위한 기도 시 나를 위한 기도 안성란 / 시인 많은 것을 가지진 않았지만 가진 게 없다고 슬퍼하지 말게 하시고 많이 배우진 못했지만 타인에게 숨기려 하지 않게 하소서 가진 게 없어 열심히 살아가는 부지런함으로 살게 하시고 배운 게 없어 타인의 말을 내 것으로 만들게 하소서 사람의 모습으로 값있게 살아야.. 시 2008.07.21
봄은 시 봄은 마음속 경계를 허물고 내 안에 들어선 날 앓던 이 하나 슬쩍 뽑았다 곰살맞은 웃음에 햇살 툭 툭 불거지면 봄은 입안 깊숙이 또아리를 틀고 앉았네 하정균/시인 시 2008.03.14
음표처럼 살고싶다. 음표처럼 살고 싶다 민경교/시인 가슴 안에 오선을 곧게 그려놓고 움직이는 음표처럼 살고 싶다 누군가 찬바람 같이 다가오면 높은 음자리로 올라가 따뜻하게 사랑하고 싶다 누군가 삶에 지쳐 기대오면 낮은 음자리까지 내려가 품어 어루만지고 싶다 그리하여 마른 마음 축이고 외로운 마음 보듬는 .. 시 2008.02.11
허리꺽인 어머님/박정래.. .우리시 12월 허리 꺽인 어머님 ㅡ 요추 2,3번에게 산수갑산 山水甲山 유람 같다던 인생에 저녁노을이 들자 문지방이 구릉처럼 솟아 어머님은 안방 침상에 영어囹圄 되셨다 썩은 초가집도 이리저리 꾸리고 가꾸어 대들보 튼튼한 우리집을 만드셨던 어머니, 2번,3번, 요추가 그 대들보가 무너져 빈집처럼.. 시 2007.12.14
마음 나누기.. 시 마음 나누기 사람아 물길 따라 씻긴 돌은 매끈한데 흙 속에 묻힌 돌은 각지며 살지 않겠느냐 가슴속 묻어둔 다친 돌이라도 서로 부딪혀 구르면 둥굴다 사람아 홀로 외진 곳에서 먼 산만 바라볼 텐가 강가에 오밀조밀 몰려 있는 조약돌을 보라 산마루의 바위도 뒹굴 품새 지금 일어나 걸어 오라 시인.. 시 2007.12.11
내 마음 텅빈 하늘에 시 내 마음 텅빈 하늘에 눈이 내립니다 눈이 내립니다 내 마음 속 텅빈 먼 하늘에서 눈이 내립니다. 오늘은 외로움도 없이 슬픔도 없이 마냥 마음 속으로 술술 눈이 내립니다. 고운 마음과 마음이 서로의 긴 세월처럼 제 자리 자리에 쌓이고 서로의 깊이 간직한 마음 마음을 닫고 우리 서로 죽으면 _____ .. 시 2007.12.06
어머니 시 어머니 새벽기도 나서는 칠순 노모의 굽어진 등 뒤로 지나온 세월이 힘겹다 그곳에 담긴 내 몫을 헤아리니 콧날이 시큰하고, 이다음에, 이다음에 어머니 세상 떠나는 날 그 세월 어찌 바라볼까 가슴에 산(山) 하나 들고 있다 시인/김윤도 ▒찬바람이 옷깃을 스치며 달려드는 계절이 왔습니다. 새벽.. 시 2007.11.28
망각에 대한 위로 우리시/11월호 망각에 대한 위로 나비나 벌은 그들이 좋아하는 한 종류의 꽃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한평생 풍요롭게 잘 산다 이 부질없는 욕심이여, 이미 남의 아내 된 지난날의 그 처녀 이름 잊어 먹었다고 너무 안타까워 할 것 없다 삼국을 통일한 신라의 왕이 누군지 몰라도 아랍을 점령한 미국 대.. 시 2007.11.27
얼굴.. 우리시 11월 얼굴 / 김동찬 미워하던 사람 있습니다. 능글능글한 웃음이 바람에 묻어올까 멀리서 도망 다니던 얼굴 있습니다. 꼬치꼬치꼬치꼬치 따지던 칼칼한 목소리 선인장 가시처럼 찌름니다 떼어내고 떼어내도 귓전에 달라붙습니다. 눈과 눈 사이의 심술 맞은 주름살 꿈에라도 보일까봐 걱정했는.. 시 2007.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