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머니
새벽기도 나서는
칠순 노모의
굽어진 등 뒤로
지나온 세월이 힘겹다
그곳에 담긴
내 몫을 헤아리니
콧날이 시큰하고,
이다음에, 이다음에
어머니 세상 떠나는 날
그 세월
어찌 바라볼까
가슴에
산(山) 하나 들고 있다
시인/김윤도
▒찬바람이 옷깃을 스치며 달려드는 계절이 왔습니다.
새벽기도를 하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 노모의 몸피가 더욱 작아
작아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노모가 힘겨운 몸을 이끌고 새벽 기도를 가는것이 어찌 스스로를
위한 것이겠습니까. 새벽 기도에 배인 노모의 사랑을 헤아리는 마
음이 애뜻합니다.
김윤도 시인은 최근에 눈물이 많아졌다고 자탄 합니다. 아들이란
존재는 이렇게 눈물이 많아진 나이에 이르러야 어머니의 여생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얻었습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어머니의 지난
세월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겠지요.
< 문화일보 기자커뮤니티 '장재선의 문학노트'>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