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곶에서 나부끼다..

봄날3 2007. 4. 9. 22:31

우리 2007.4.

 

           월곶에서 나부끼다

 

      

       소금살갗 서걱대는 월곶에 서서

      한참 동안 바람으로

      비릿한 소금바람으로 나부기면 안다

      세상 깃발들 제대로 깃발로 펄럭이게 하는 바람으로

      세상 가운데 홀로 서서 까마득히 나부껴보면 안다

      속살 깊이 배인 소금기 서걱대며 허공을 저으며

      팔다리 다 떨어져나가듯 뼛속까지 서늘하게 나부끼면

      이 짜디짠 바람이 머금은 눈물은 어디서 오는지

      소금기 배인 바람이 영혼의 창고에 어떻게 스미는지 안다

      모든 소금은 눈물을 머금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켜켜이 소금기 입고 간신히 굴러가는 시간 바퀴도

      벼랑 끝 깃발로 나부끼는 치열한 몸부림이라는 걸 알게 된다

      비릿한 눈물에 짓물러가는 하늘 온몸에 쌓이는 소금으로

      이 생애가 그저

      한 개 소금창고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된다

 

                   시인/김은숙

 

                                                                                                               소금창고 사진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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