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식물

겨울 개울가에서 본색을 드러낸 도깨비 바늘과 도꼬마리

봄날3 2011. 2. 13. 08:00

 

 

겨울 개울가에서 만난

 

도깨비 바늘과

도꼬마리 이야기

 

 

도깨비 바

 

 

 

 

 

 도꼬마리

 

 

 

                                                                                                                    작년 가을  도꼬마리

 

 

도깨비 바늘과 도꼬마리는 어릴적 놀잇감으로 사용했던 추억이 있는 식물들이다

길가나 냇가에 흔히 보이는 식물들로 늦가을 이후 풀숲을 헤집고 다니면 바짓 가랑이에 한두개도 아니고 수십개가 달라 붙어서 떼어내기 귀찮은 씨앗이 달려 있다.

 

동물의 몸에 달라 붙어 멀리까지 씨앗을 번식시키는 방법을 선택한 식물들이다

예로 박주가리의 열매 속 씨앗은 가벼운 털이 달려있어 바람에 멀리까지 날아가  번식을 하지만 도깨비 바늘과 도꼬마리는 씨앗에 가시같은 바늘로 몸에 달라붙어 이동 번식 한다.

 

이렇게 사람의 옷이나 동물의 털에 달라붙어 번식하는 식물들은 도깨비 바늘이나 도꼬마리 말고도 도독놈의 갈고리, 끈끈이를 내어 붙는 진득찰 따위도 같은 방법으로 씨앗을 퍼트린다

 

도깨비 바늘과 도꼬마리는 국화과다

사촌같은 식물들로 8월에서 9월에 걸쳐 잡초 속에서 노란 풀꽃으로 조용히 지내다가 늦가을이면 본색을 드러내는 이름도 독특한 식물들이다.

  

                                             ㅡ 봄 날 ㅡ

                                      

도꼬마리씨 하나/ 임영조


멀고 긴 산행길

어느덧 해도 저물어

이제 그만 돌아와 하루를 턴다

아찔한 벼랑을 지나

덤불 속 같은 세월에 할퀸

쓰라린 상흔과 기억을 턴다

그런데 가만! 이게 누구지?

아무리 털어도 떨어지지 않는

억센 가시손 하나

나의 남루한 바짓가랑이

한 자락 단단히 움켜쥐고 따라온

도꼬마리씨 하나

왜 하필 내게 붙어 왔을까?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예까지 따라온 여자 같은

어디에 그만 안녕 떼어놓지 못하고

이러구러 함께 온 도꼬마리씨 같은

아내여, 내친 김에 그냥

갈 데까지 가보는 거다

서로가 서로에게 빚이 있다면

할부금 갚듯 정 주고 사는 거지 뭐

그리고 깨끗하게 늙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