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따뜻해지는..
손주와 할머니
"찾아오니 반갑고,가면 더욱 반갑다"
노인들께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무얼 두고 하는 말씀인지 짐작들 되시는지요
바로 어린 손주들을 두고 하는 농담 반 진담 반의 말씀입니다.
아무리 요즘 노인들이 예전 어른들보다 건강하다고는 해도, 손주 키우는 일은
육체적으로 적잖이 부담되는 일이라고 합니다.
언젠가 할머니 두 분이 서로 말씀하시는 걸 스치며 들은 일 있습니다.
낮 동안 손주를 돌봐주는 할머니에게 다른 할머니가 "애들 과자 먹고 있으면
안 먹고 싶어요?' 이렇게 물으십니다.
그러자 손주 돌봐주시는 할머니 말씀이 "왜 안먹고 싶어요. 그래도 제 새끼들
먹이라고 어미가 사다놓은 걸 뺏어먹을 수도 없고... ... " 이렇게 대답하시는 겁
니다.
맞벌이를 해야만 하는 젊은 부부들 사정이며 탁아와 보육시설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태부족인 우리 실정을 누군들 모르겠습니까. 그러니 결국은 사느라 동
동거리는 자식들 안쓰러워하시는 어르신들께 그 수고가 돌아갈 수밖에 없긴
없습니다.
그렇치만 간곡히 귀뜸해 드리건데, 주말 맞아 어린 자녀들 과자나 마실 것 준
비할 때 할머니 할아버지 드실 것도 어린 손주들 것과 똑같은 걸로 한벌 더 준
비하시길 바랍니다. 틀림없이 즐거워 하실 겁니다. 제가 장담합니다.
'따뜻한 밥 한 그릇'/(도서출판 큰나)중에서
오늘은 이 글을 다시 읽어보며 15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 난다.
80이 넘으시도록 텃밭을 가꾸시며 건강하게 사시다 돌아가신 봄날이가 엄마보다 더
좋아하던 꼬부랑 할머니....
직장 초년때 시골에 내려 갈 때마다 사탕 한 봉지씩 사들고 가곤 했는데...
늦게서 고생하셨던 천식으로 거담제며 약을 한 보따리씩 가져가면 돈 벌어서 약값으
루 다 쓴다며 손자를 바라보시던 울 할머니...
할머니 돌아가시고 유품들 정리하다가 옷장에서 나온 드시다 남은 사탕봉지들을 생
각 하며 아련한 할머니와의 추억을 토해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