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손을잡고

봄날3 2007. 1. 23. 12:54

♨아음이 따뜻해지는 날

                                                                                       친구                   

 

     손을 잡고 걸어가는

   

    한겨울 날씨가 포근하면 도리어 좀 불안해집니다. 이러더가 또 한 번

   춥겠지 싶어서지요.

   추울때는 춥다고 호들갑이다가 정작 날이 좀 풀리면 그게 또 미덮지가

   않다고 투정을 합니다.

 

   어저께 볼 일들 마치고 저물어서 나가다가,오십 대 중반쯤의 남성 두

   분이 약주가 거나한 채로 손을 꼭 잡고 걸어오는 걸 마주쳤습니다. 뭔

   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따뜻했고요.

 

   "남자들끼리 무슨 재미로 손을 잡고 가나,참 볼썽 사납게". 이런 말씀

   하실수도 있겠지요. 그렇치만 오랜 세월을 함께한 친구분들로 보였습

   니다. 이러저러한 곡절을 치르며 반생을 살아온 두 친구가 모처럼 만나

   한 두 잔 나누었겠지요. 푸념도 하고 덕담도 했겠지요. 그런 끝에 서로

   의 처지가 남의 일 같지가 않아 깊은 한숨도 쉬었겠지요.

 

   개구쟁이 시절에는 저도 그랬습니다. 동무들끼리 손을 잡고 신바람이

   나서 동네를 쏘다닐 무렵에는 세상에 무서운 게 없었습니다.

 

   조금은 비틀거리면서, 그래도 서로 손을 꼬옥잡고 걸어가는 그 분들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의 더운 기운이랄까요. 뭔가 따뜻한 미더움 같은 것

   이 느껴졌습니다.전혀 흉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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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밥 한 그릇'(도서출판 큰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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