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 2 )
오늘은 막걸리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추억하고 있는 막걸리...
일하는 곳이면 으레 막걸리가 있었다.
안주라야 김치 ,깍두기 ,풋고추 ,오이....
논이나 들에서 일하는 날이면 엄마는 얼큰 한
동태 찌개를 끓이고 나는 막걸리 심부름을 한다.
노란 주전자를 들고 행길을 건너 새마을 회관
옆에있는 가게로 가면 인심좋은 주인 아줌마는
땅에 묻은 단지에서 주전자에 넘치도록
됫박에 하나가득 퍼 주신다.
가게 의자에는 동네 어르신들이 대 낮부터
막걸리 한잔 하시다 꼬마를 발견하곤
뉘집 아들이랴~ 몇살이냐고 묻는다.
그때는 어렵게만 대답하는 순뎅이 시골 촌놈이었다
요즘 애들 같으면 아마 안알려 준다고 농담이라도
했을려나..
갔던 길을 돌아오면서 주전자를 입에대고
몇 모금 마신다. 인심좋은 가게 아줌마가 얼마나 가득
담아 주셨든지 표시도 안 난다.
그때의 옥수수로 빗은 막걸리는 돗수도 낫고
설탕만 넣어먹으면 맛있는 음료수 였다
어느 블로그님이 글을 올렸던 술 담그고 남은 찌꺼기를
설탕 타서 먹으면 허기도 채우고 기분도 좋아지는
그 시절 맛있는 간식거리 였다는 말들이 공감이 간다.
일하고 있는 논으로 엄마는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한 손에는 국통을 들고, 나는 물주전자와 막걸리 주전자를 들고
좁은 논둑길을 걸어가던 아련한 추억이 생각 난다.
그때 어머님은 참 곱고 젊으셨었는데...
조금 넓은 자리에 펼쳐 놓고, 아버지는 이웃 논에서 혼자
일하고 게신 아저씨를 큰 소리로 부른다.
막걸리 한잔 하라고.... 식사 안했으면 같이하자고,..이게
시골 인심이었는데 요즘엔 논으로 자장면을 배달 한다.
얼마전 뚝섬 다리밑에서 짜장면 통닭시켜먹던 생각하니
웃음이 나온다. 오토바이만 오면 여기 저기서 손을 흔들며
여기요 라고 외치던..못 �아도 전화 한통화면 오우케이.
요즘 텔레 비젼을 보면 " 아빠 ! 또 술 마셨지? 아이구 내가
못살아~ 또 병원 가려고 그래 ? " 하는 어느 보험회사의
홍보용 어린아이 목소리... 많은걸 생각케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