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

봄날3 2008. 3. 22. 10:38

                     나의 아버지

 

아들(Rick Hoyt)이 말한다.

"아버지가 없었다면 할 수 없었어요."

아버지(Dick Hoyt)가 대꾸 한다.

"네가 없었다면 아버지는 하지 않았다"

미국 전역을 눈물바다로 만든 부정(父情)이라는 제목이 달린 동영상(www.mncast.com)의 한토막이다. 뇌성마비와 경련성 전신마비라는 장애로 식물인간이 될거라는 의사의 경고에도 아들을 포기할수 없었던 아버지 였다. 끝내 아들의 소원대로 마라톤을 나가 42.195km를 완주했다. 그리고 4년 뒤 아들의 "철인 3종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더 큰 꿈을  꾸기 위해 아버지는 또 다른 모험을 강행 한다. 허리에 아들이 탄 고무배를 묶고 3.9km 거리의 바다를 헤엄 친다. 아들을 태운채 자건거로180.2km의 용암지대를 넘는다. 마침내 아들이 탄 휠체어를 밀고 42,195km의 마라톤을 완주하는 아버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

 

 이런 아버지와는 달리 아버지로 부터 버림 받아야 했던 파비오(Fabio) 파비오는 수감자들이 사회로 복귀하는 것을 돕는 열정적이고 의욕에 넘치는 소셜워커이다. 어느 날 자신에게 맞겨진 수감자중 한 사람( Sparti)에게 그의 시선이 꽂힌다. 외면할 수 없다. 지워낼 수도 없다. 이내 잃어버렸던 아버지를 떠올린다. 그는 바로 자신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어린시절, 파비오는 그의 아버지가 유죄 판결을 받아 장기형으로 수감되었을 때 아버지로 부터 버려졌다. 그리고 20여 년의 세월이 덧입혀 있지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지워낼 수 없다. 자신의 아들도 몰라본 채 악의적 질문과 심리적 학대로 아들을 괴롭히는 아버지. 부정(父情)과 부정(否定)사이에서의 고뇌.아버지를 데리고 가족들을 만나는 장면에서 서스펜스는 최고조에 달한다.

 

 무릇 영화는 볼 땐 '짱" 끝날 땐 "찡" 할 수 있어야 한다. '짱"은 재미를,'찡'은 의미를 뜻한다. 의미가 가치라면 재미는 창조다. 의미와 재미는 항상 함께 하지는 않는다. 주로 의미가 있으면 재미가 없고 재미가 없으면 의미가 없기 마련이다. 의미 때문에 자칫 재미를 잃어버릴 수 있는 영화가 Salty Air이다. 하지만 겉으로 흘리는 눈물과는 달리 속울음이 있는 겉 재미가 아닌 속재미가 있는 영화라고 한다. 관람자들이 앞의 동영상을 보면서 '흘리게'되는 눈물과 <나의 아버지>사이에서 '흘려야'하는 눈물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가 못내 궁금하다.

 파비오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일 수 있는 <나의 아버지>를 보면서 내내 Family란 단어를 떠올렸다. 'Father And Mother I Love You'로 구성되어 있다는 'Family'란 말을 입에 담아 낼수있을까? 이 세상에 가장 크게 조롱받는 말이 있다면 'Famijy'란 말일거라는  데 생각이 미치자 모골이 송연해 진다.

 아버지가 그립다. 그리고 조용히 고백해 본다. '아버지,사랑합니다.'

 

                                                                          송길원 / 하이패밀리 대표 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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