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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여담..

봄날3 2007. 7. 28. 13:53

갑녀을남                                                                               

현대는 남성의 여성화, 여성의 남성화 시대인가. 이른바 몸짱.얼짱 등 외모 가꾸기에 치중하는 20~30대 젊은 남성의 유행 물결은 못말린다. 스킨,로션을 기본으로 클렌징.색조,향수,팩,미용티슈,손톱 화장품 등 '여성의 영역까지도 자연 스럽게 넘나 든다. 1998년 1800억원 수준이던 남성용 화장품 시장이 올해에는 5300억원에 이르리란 전망는 그 방증이다.

 매트로 섹슈얼ㅡ 패션에 민감하고 외모에 관심이 많은 남성,크로스 섹슈얼 ㅡ 여성들의 의상이나 머리모양 악세서리 등을 하나의 패션코드로 여겨 치장을 즐기는 남성,위버 섹슈얼 ㅡ 남성미와 메트로 섹슈얼의 장점을 모은 '거친 듯 부드러운 남자' 바람과 맞물린다. 남성의 여성화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여성들은 다소 상반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비약을 섞어 비유하자면 여성들의 남성화 추세다

남성의 성역이다시피한 일자리들을 곳곳에서 번번히 무너트리고 있다.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의 경우 여성 중심으로 바뀐 지 오래다. 올해 외무고시 최종 합격자 3명중 2명이 여성이라는 통계도 이러한 추세의 연장선상에 있다. 법조계도 여풍이 거세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연초의 신임 법관 97명 가운데 절반에 가가운 47명이 여성이었다. 그리고 올해 판사나 검사 임용을 앞둔 사법연수원생 190명 가운데 102명이 여성이다.

이를 살감케 하는 말이 있다. 장차 판사도 여자, 검사도 여자,그리고 변호사도 여자인 시대가 온단다. 그때 법정의 유일한 남성은 피고인일 것이라고. 딸 선호 세태를 풍자한 유머도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아들이 사춘기면 남남,군대가면 손님, 장가들면 사돈이 된다.' 딸 선호도를 더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별칭도 나돈다. '장가든 아들 ㅡ 희미한 사랑의 옛 그림자 , 며느리 ㅡ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딸 ㅡ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

남녀 역전 현상에 따라 바뀔 법한 부문은 다른 곳에도 있다. 전통의 남존여비 언어구조다. 갑녀을남 ,여존남비, 여남노소,여남공학,여남유별,여남평등, 여아선호란 말이 자연스러운 시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딸을 장가들이고,아들을 시집보네는 ' 여혼남가(女婚男家) 시대가 오거나, 힘차고 우람하고 씩씩한 성격이나 모습을 '여성적'이라고 하는 날이 오는건 아닐지.

 

                                               문화일보  황성규 논설의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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