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시
가을이 아름다운 건
이해인/시인
구절초 , 마타리
쑥부쟁이 꽃으로
피었기 때문이다.
그리운 이름이
그리운 얼굴이
봄여름 헤매던 연서들이
열매로 익어갈 때
몇 몇은 하마 낙엽이 되었으리라.
온종일 망설이던 수화기를 들면
긴 신호음으로 달려온 그대를
보내듯 끊었던 애잔함
뒹구는 낙엽이여
아, 가슴의 현이란 현 모두 열어
귀뚜리의 선율로 울어도 좋을
가을이 진정 아름다운 건
눈물 가득 고여 오는
그대가 있기 때문이리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이 산다는 것이 (0) | 2011.02.07 |
---|---|
나뭇잎을 닦다 (0) | 2010.05.04 |
아침의 기도 (0) | 2010.02.16 |
찔레꽃 필 때 (0) | 2009.05.28 |
아카시아 꽃 그늘에 앉자 (0) | 2009.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