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천으로 피고있는 개망초꽃
요즘 어딜가나 개망초꽃이 흩어지게 피어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마악 피는 시기라서 잎도 깨끗하고 꽃도 금방 계란 후라이 해 놓은것 마냥 보기좋다. 개망초 꽃을 보며
시인들이 많은 그림을 그렸지만 그 중에서도 홍해리 시인님의 '개망초꽃의 추억'이라는 시 한편을 소개
합니다
개망초꽃 추억
막걸리 한잔에 가슴 따숩던
어둡고 춥던 육십년대
술 마셔 주고 안주 비우는 일로
밥벌이하던 적이 있었지
서문동 골목길의 막걸리집
인심좋고 몸피 푸짐한 뚱띵이 주모
만나다 보면 정이 든다고
자그맣고 음전하던 심한 사투리
경상도 계집애
좋아한다 말은 못하고
좋아하는 꽃이 뭐냐고 묻던
그냥 그냥 말만 해 달라더니
금빛 목걸이를 달아주고 달아난
얼굴이 하얗던 계집애
가버린 반생이 뜬세상 뜬정이라고
아무데서나 구름처럼 피어나는
서럽고 사치스런 정분이
손자들 달걀 프라이나 하고 있는가
지상에 뿌려진 개망초 꽃구름
시월 들판에도 프르게 피어나네.
Note
내게도 푸르던 시절이 있었는기?
어디나 틈만 있으면 뿌리를 내리고 마구 꽃을 피워대는 개망초를 보면 저 어
둡고 춥던 육십년대 술집의 작부들 생각이 난다.
우선 먹어야 살 수 있었던 시절 이었다. 술집에서 술과 안주를 먹고 마셔주는
일이 직업이었던 여인들이 있었다. 고향인 청주 서문동 골목에 자주 가던 술
집의 한 아가씨가 남달리 접근했지만 나는 왠지 서러워 도망을 쳤다.
'목걸이를 달아주고'라고 했지만 받은 일도 없고 달아난 것은 그녀가 아니라
나였다. 지금쯤 몇 아이의 할머니가 되어 푸른 개망초 처럼 살기를!
시인/홍해리 (우리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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