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순대국

아빠의 순대국

 

 

 

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여덟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어른의 손을 이끌고 느릿느릿 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의 너절한 행색은 한 눈에도 걸인임을 짐작할수 있었다.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식당 아저씨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봐요,아직 개시도 못했으니 다음에 와요."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앞 못 보는 아빠의 손을 이끌고 식당 안 중간에 자리 잡았다.

"저어 아저씨! 우리 순대국 두 그릇 주세요."

아이의 말에 주인 아저씨는 ,

"응 알았다. 근데 이리 좀 와 볼래? 미안하지만 지금은 음식을 팔 수가 없구나,거긴 에약 손님이 앉을 자리라서 말야."

아이는 "우리 빨리 먹고 나갈게요. 오늘이 아빠 생신 날이예요." 하며 비에 젖은 듯한 눅눅한 천 원짜리 몇장과 한 주먹의 동전을 꺼내 보였다.

"알았다. 그럼 빨리 먹고 나가야 한다."

잠시 후 주인 아저씨는 순대국 두 그릇을 갖다 주었다.그리고 계산대에 앉자서 물끄러미 그들의 모습을 바라봤다.

"아빠, 내가 소금 넣어줄께," 아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소금통 대신 자신의 국밥 그릇으로 수저를 가져 갔다.

국밥 속에 들어있던 순대며 고기들을 떠서 앞 못보는 아빠의 그릇에 가득 담아 주었다.

아빠 이젠 됐어 어서 먹어 아저씨가 우리 빨리 먹고 나가야 한댔어,어서밥떠 내가 김치 올려줄께,"

수저를 들고 있는 아빠의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나가는 부녀에게 미안했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출입문을 나가는 아빠 모르게 뒷 주머니에 5만 원권 한장을 찔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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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다가....

우리지에서 발췌한 글인데 잔잔한 감동을 주는 글이네요 ^^

 

 

                                                ㅡ 봄 날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