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7월
관계
-담쟁이와 소나무
누구라도 감고 올랐을 거야
내게 그건 삶 자체니까
널 감고 활활 타오르다 절망,
절망, 바스러져 내릴 때
보았지 너도 모르게 속 단풍 들다
금세 추스르고 마는 너를
세상으로 향하던 날카로운 시선들
일제히 초록바늘이 되어
네 속살 찔렀던 게지
그러는 동안에도 나의 시간은
줄기로 자라 한 뼘 한 뼘
내 몸 재며 휘감아 오르고
그럴수록 넌 숨 막혀 온 게지
날 도려낼 때가 된 거지 널 살리기 위해
내 흡착의 넝쿨 걷어내는 날
너도 아플 거야 조금은
그리고 한 동안 허전하겠지
내가 죽을 만치 아플 때
시인/고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