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꼬부랑 할머니

봄날3 2007. 9. 5. 12:58

   어느 할머니 와 꽃 기린꽃..                                                     

                                                                                                            꽃 위에 꽃이러라~

     꼬부랑 할머님이 한시간 전에 다녀 가셨다.

     이제 80되신 할머니..

     16년전 돌아가신 봄날의 꼬부랑 할머니 생각도 나고 해서 같이 수다 좀 떨었다.

     할머님이 말씀 하신다.

     장가는 들었 수~ 크하 ^^

     아들 둘? 아니요 딸만 둘이요

     아이구 잘했네 ^^*

     할머니는 아들들만 있는데...

     다아 소용없어...

     불만이 대단 하시다. 며느리가 잘 들어 와야 돼~ 그렇치요..

     아들노릇 하기도 힘들고 소용없어요

     .....................

     인상이 좋네~

     그런데 나이가 몇여? ...

     (시력이 안 좋으신지)

     아이구 그렇케 안보여~ ^^** 룰루랄라~~  

     할머니는 주머니를 뒤지시더니 사탕 두개를  꺼내어

     한개는 봄날 주신다

     이거 맛잇는 사탕이네요 ㅎ

     저도 할머니 계실때 과일사탕 한 봉지씩 사가곤 했는데..

    (할머니 돌아가시고 유품정리 하는데 사탕봉지 많이 나왔다 -.-)

    오랜지 사탕이나 딸기맛 사탕을 좋아하셨는데... 

     가까이 가서 ....

     할머니 이 지팡이는 어디서 파는거예요

     지팡이 살려고 했더니 안 보이데요

     여기 영동시장에는 없어...

     산에가서 사오고...

     내가 세개있는데 하나 줄께. 아니여요

     아들이 사주는거 아니래~

     그럼 누가 사드리는 거래요?

     웃으시며...며 느리~ㅎㅎ

     그런 말이 정말 있었나 보네요(사실 시골에서 그런걸 믿느냐며 화좀냈는데 ㅋ

     지팡이 하나 사서 마음이라도 편하시라고 이거 며느리가 사셨어요 그래야

     건강하게 오래 사신데요 이쁜 거짓말이라도 해야 할까보다 ^^)

     할머니가 둘러 보시더니...

     여기 책 버릴때 않됐써? 하신다

     보니 각종 월간지가 책꽂이에 꽉 차 있다.

     왜요? 폐지 모으세요?

     반은 빼가셔도 되겠는데...그런데 무거워서 힘들텐데요?

     저 아래 유모차...밀고 다니는거 있어

     허리 구부러지신 할머님들 저거 많이 밀고 다니시든데

     지팡이 보다 편하신가봐요.....

     어깨가 많이 아파 침이라도 맞으러 가신다며 나가시는 할머니의 고단한 삶이 90도 구부러진 등을

     지팡이에 의지하며 한발작 한 발짝 걸어가시는 뒷 모습이 쓸쓸해 보이신다.

 

     할머니 조심해서 가세요~

     일주일 있다 오실땐 딸기맛 사탕으루..ㅋㅋ

     어머니 장사 나가시고...

     어렸을때부터 할머니와 같이 커서 그런지 꼬부랑 할머니들만 보면 생각난다

     고등학교때까지 할머니 젓 만지고 잔 봄날을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건 부담없이 친근감 있게

     잘 이야기 하니까  그렁가?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