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랑 할머니
어느 할머니 와 꽃 기린꽃..
꽃 위에 꽃이러라~
꼬부랑 할머님이 한시간 전에 다녀 가셨다.
이제 80되신 할머니..
16년전 돌아가신 봄날의 꼬부랑 할머니 생각도 나고 해서 같이 수다 좀 떨었다.
할머님이 말씀 하신다.
장가는 들었 수~ 크하 ^^
아들 둘? 아니요 딸만 둘이요
아이구 잘했네 ^^*
할머니는 아들들만 있는데...
다아 소용없어...
불만이 대단 하시다. 며느리가 잘 들어 와야 돼~ 그렇치요..
아들노릇 하기도 힘들고 소용없어요
.....................
인상이 좋네~
그런데 나이가 몇여? ...
(시력이 안 좋으신지)
아이구 그렇케 안보여~ ^^** 룰루랄라~~
할머니는 주머니를 뒤지시더니 사탕 두개를 꺼내어
한개는 봄날 주신다
이거 맛잇는 사탕이네요 ㅎ
저도 할머니 계실때 과일사탕 한 봉지씩 사가곤 했는데..
(할머니 돌아가시고 유품정리 하는데 사탕봉지 많이 나왔다 -.-)
오랜지 사탕이나 딸기맛 사탕을 좋아하셨는데...
가까이 가서 ....
할머니 이 지팡이는 어디서 파는거예요
지팡이 살려고 했더니 안 보이데요
여기 영동시장에는 없어...
산에가서 사오고...
내가 세개있는데 하나 줄께. 아니여요
아들이 사주는거 아니래~
그럼 누가 사드리는 거래요?
웃으시며...며 느리~ㅎㅎ
그런 말이 정말 있었나 보네요(사실 시골에서 그런걸 믿느냐며 화좀냈는데 ㅋ
지팡이 하나 사서 마음이라도 편하시라고 이거 며느리가 사셨어요 그래야
건강하게 오래 사신데요 이쁜 거짓말이라도 해야 할까보다 ^^)
할머니가 둘러 보시더니...
여기 책 버릴때 않됐써? 하신다
보니 각종 월간지가 책꽂이에 꽉 차 있다.
왜요? 폐지 모으세요?
반은 빼가셔도 되겠는데...그런데 무거워서 힘들텐데요?
저 아래 유모차...밀고 다니는거 있어
허리 구부러지신 할머님들 저거 많이 밀고 다니시든데
지팡이 보다 편하신가봐요.....
어깨가 많이 아파 침이라도 맞으러 가신다며 나가시는 할머니의 고단한 삶이 90도 구부러진 등을
지팡이에 의지하며 한발작 한 발짝 걸어가시는 뒷 모습이 쓸쓸해 보이신다.
할머니 조심해서 가세요~
일주일 있다 오실땐 딸기맛 사탕으루..ㅋㅋ
어머니 장사 나가시고...
어렸을때부터 할머니와 같이 커서 그런지 꼬부랑 할머니들만 보면 생각난다
고등학교때까지 할머니 젓 만지고 잔 봄날을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건 부담없이 친근감 있게
잘 이야기 하니까 그렁가? ㅎ